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토마스 아퀴나스의 교육에 대한 철학, 목적, 내용

by 이자이 2025. 5. 22.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중세 유럽의 교육은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기독교(基督敎)라는 거대한 이념이 존재했으며 인간 존재의 목적과 교육의 방향성은 신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되었습니다. 이러한 중세 기독교 교육 철학을 철학적(哲學的)·신학적(神學的)으로 체계화한 인물이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입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 중심 철학과 기독교 신앙의 조화를 추구하며 신앙(信仰)과 이성(理性)의 일치를 통해 교육의 목적과 내용을 정교하게 설명하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단순한 신학자(神學者)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의 목적, 방법, 내용 그리고 교사의 역할까지 포괄적(包括的)으로 정리한 중세 최고의 교육 철학자로 평가받습니다. 본 글에서는 교육 전문가(專門家)의 관점에서 토마스 아퀴나스가 주장한 기독교 교육 철학의 체계화 내용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이 오늘날 교육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신앙과 이성의 조화: 기독교 교육 철학의 근간

토마스 아퀴나스 교육 철학의 중심에는 ‘신앙(信仰)과 이성(理性)의 조화’라는 핵심 원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는 인간이 신앙을 통해 진리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이성(理性)과 합리적(合理的) 사고를 통해서도 신의 질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로써 그는 중세 교육에 철학적(哲學的) 사고의 문을 열어주었고 신학(神學)과 철학(哲學)이 공존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을 마련하였습니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수용하면서도 기독교적 세계관에 맞게 재구성(再構成)하였습니다. 그는 인간이 하나님께 부여받은 이성을 사용하여 자연법을 이해하고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교육의 목적이 단순한 신앙 고취(高趣)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의 피조물(被造物)로서 가진 이성을 발달시켜 도덕적으로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게 하는 데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신앙과 이성의 통합은 중세 스콜라 철학의 핵심이며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로 신의 계시를 바탕으로 하되 합리적 사고를 도외시(度外視)하지 않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아퀴나스의 철학은 오늘날 통합교육, 가치교육, 인문학 기반 교육 등의 형태로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과 외면, 신앙과 이성, 영혼과 육체가 통합된 전인적 존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는 그의 관점은, 시대를 초월한 교육 철학의 정수(精髓)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아퀴나스의 관점은 교육의 내용 구성에 있어서도 통합성(統合性)을 요구합니다. 그는 인간이 하나의 진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철학은 신학을 도울 수 있으며 자연과학(自然科學)은 신의 창조질서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대 교육에서 다학제적 접근 혹은 STEAM 교육의 철학적 기반이 될 수 있으며 다양한 학문 간의 연결성(連結性)을 강조하는 교육 관점과 상통합니다. 또한 이러한 사유는 지식의 상대화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절대적 진리’를 탐구할 수 있는 교육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아퀴나스는 인간이 지닌 본성 자체가 진리를 향한 갈망(渴望)을 갖고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갈망(渴望)은 교육을 통해 계발되고 완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므로 교육은 인간의 고유한 본성(本性)을 실현시키는 여정이 되어야 하며, 신앙(信仰)과 이성(理性)을 조화롭게 활용함으로써 인간의 전 존재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철학은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교육의 목적: 신에 도달하는 인간 완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교육의 궁극적(窮極的) 목적을 ‘인간 완성’으로 보았으며 이 완성은 궁극적으로 신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는 인간 존재가 신으로부터 왔으며 다시 신에게로 돌아가는 순환적(循環的) 구조 속에 놓여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교육이란 인간이 자신의 존재 목적을 깨닫고 이성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며 도덕적 삶을 실천하여 신에게로 가까이 나아가게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 목적은 오늘날의 전인교육(全人敎育) 개념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단순히 직업 역량이나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정신적·영적 차원을 계발하여 인격적(人格的) 완성에 이르게 하는 교육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는 관점입니다. 아퀴나스는 인간의 육체적 성장뿐 아니라 정신적 성장과 영혼의 고양을 강조함으로써 교육을 존재론적(存在論的) 차원에서 접근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교육의 과정에서 ‘덕(德)’을 중요시했습니다. 아퀴나스가 정리한 ‘신학적 덕’(믿음, 소망, 사랑)과 ‘윤리적 덕’(지혜, 용기, 절제, 정의)은 인간이 완성되어 가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입니다. 이 덕목(德目)들은 단지 종교적 실천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사회의 구성원(構成員)으로서 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토대가 됩니다. 이는 오늘날의 도덕교육, 시민교육, 인성교육 등에서도 여전히 활용되는 철학적 기반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아퀴나스는 인간의 성장 단계를 고려한 교육 접근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이성적 사고를 완전히 발휘하기까지 점진적(漸進的) 발달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에 따라 교육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을 고려한 적절한 단계별 지도 방법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현대 발달심리학(發達心理學)에 근거한 교수 학습 이론과도 맞닿아 있으며 학습자의 수준에 따른 차별화된 교육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아퀴나스는 또한 인간의 자유 의지와 선택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교육이란 강요나 통제가 아니라 자율적 내면화(內面化)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자기 주도 학습이나 내적 동기 유발을 중시하는 오늘날 교육관과도 조화를 이룹니다.

 

교육자와 교육내용: 신의 진리를 가르치는 중재자

아퀴나스의 교육 철학에서는 교육자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그는 교육자를 ‘진리를 전달하는 중재자(仲裁者)’로 보았습니다. 이 중재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닌, 신의 뜻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학생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입니다. 교육자(敎育者)는 먼저 스스로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체화(體化)하고 도덕적 모범이 되어야 하며 학생에게 사랑과 인내로 진리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교육자(敎育者)의 개념은 현대 교육학에서 말하는 ‘학습 촉진자’ 혹은 ‘멘토’의 개념과도 연결됩니다. 아퀴나스는 교육자가 교리와 학문을 정리된 체계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자는 끊임없이 지적 성찰과 신학적 수련을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교육자(敎育者)가 갖추어야 할 덕성으로는 진실성, 인내, 지혜, 사랑을 강조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교사 윤리 강령이나 교원 자질 기준에서도 여전히 강조되는 요소입니다. 교육 내용에 있어서도 아퀴나스는 명확한 체계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모든 학문이 신학으로 수렴(收斂)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수학, 철학, 문학, 자연과학 등의 세속 학문들도 궁극적(窮極的)으로 신의 질서를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오늘날 교육과정(敎育課程) 통합 혹은 통섭적 교육의 논리와도 맞닿아 있으며 지식 간의 경계를 허물고 본질적 진리에 접근하고자 하는 교육적 시도와 유사합니다. 또한 교육자는 학습자의 잠재 가능성(可能性)을 인식하고 이를 계발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助力者)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아퀴나스는 인간이 신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누구나 진리를 향한 욕구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으며, 교육자의 역할은 이를 발견하고 발현시키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교사의 지식 전달 능력뿐 아니라 도덕적 권위와 인격적 모범이 교육에서 핵심이라고 주장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교사 리더십' 개념과도 일치합니다. 교육 내용 역시 학생들의 영혼(靈魂)과 지성(知性)을 동시에 자극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지식 암기가 아니라 탐구(探究)와 성찰(省察)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아퀴나스는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 단지 교리(敎理)를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 자체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그것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단순한 신학자(神學者)나 철학자(哲學者)를 넘어서 중세 기독교 교육 철학을 체계화한 위대한 교육 사상가(思想家)입니다. 그는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통해 인간의 도덕적 성장과 영적 완성을 도모하는 교육을 지향(指向)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전인교육, 인성교육, 도덕교육의 중요한 철학적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의 교육 철학은 인간의 본질(本質)과 존재(存在)의 목적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으며 교육이란 단지 지식을 주입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성숙과 궁극적(窮極的) 진리를 향한 여정임을 일깨워 줍니다. 또한 아퀴나스는 교육자(敎育者)의 책임과 역할 그리고 교육 내용의 통합적 구조에 대해서도 명료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교육이 지녀야 할 철학적 기반을 확고히 다져주었습니다. 오늘날처럼 교육이 다양한 방향으로 분화되고 복잡한 요구 속에서 흔들릴 때 토마스 아퀴나스의 교육 철학은 우리가 교육의 본질(本質)을 되돌아보고 인간다운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根本的)인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사유의 자원이 됩니다. 중세를 넘어 현대 교육에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그의 사상은 진정한 교육의 방향성(方向性)을 제시하는 등불과도 같습니다.